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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영]한·미·일 회담 이후, 한국 경제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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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23-09-08 11:48 조회60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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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8 한·미·일 정상회담은 역사적 전환점이 될 것인가. 8·18 회담의 핵심은 유사시 세 나라가 협의해 대응을 조절한다는 것이다. 이는 안보체제 차원에서는 ‘전환’의 계기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향후 과정에 대해,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한·미·일은 인도·태평양에서 공동 역량을 건설하는 역내 이니셔티브를 발표할 것이고, 이는 해상 안보를 포함한다”고 언급했다. 


머지않은 시기에 육·해·공, 잠수함, 사이버 분야를 망라하는 다년간 공동 군사훈련 계획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설리번 보좌관은 3국 안보협력의 제도화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같은 수준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렇다면 향후 3국 안보체제는 느슨한 협의체와 새로운 군사동맹 사이에 있는 어떤 것이 될 것이다. 

8·18 회담은 우선 미국 외교의 승리이다. 미국은 2010년대 들어 ‘아시아로의 회귀’를 선언하면서 중국의 군사적 굴기를 견제하려 해왔다. 8·18 회담으로 미·일 동맹과 한·미 동맹을 결속하는 안보체제가 가시화됐다. 미국 외교가에서는 8·17과 8·19는 전혀 다른 날이라는 평가도 나온다고 한다. 

한반도 차원에서는, 분단체제가 다시 공고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남북한 분단체제는 1980년대 말 이후 냉전체제의 해체, 민주화의 진전 등으로 약화되고 있었다. 그러나 미·중 협조에서 경쟁의 시대로 전화되면서 한·미·일 결속과 북·중·러 결속이 상호작용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분단체제의 강화는 남북한 기득권층의 강화, 민주화체제와 평화체제의 약화라는 효과를 가져온다. 

한국의 성장체제는 위기에 봉착했다. 그간 한국경제의 성장 경로를 이끌어온 동아시아형 발전모델은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려워졌다. 대안적 성장모델은 오리무중인데, 8·18 회담 이후의 한·미·일 안보체제는 동아시아형 모델을 뒷받침했던 지정학적 조건의 변경을 가져오고 있다. 한국형 성장체제는 ‘동아시아 모델 1’의 단계와 ‘동아시아 모델 2’의 단계로 구분될 수 있다. ‘동아시아 모델 1’이라고 부를 수 있는 제1단계 한국형 성장체제는 1960~1980년대 한·미·일 국제분업 체제에 근거해 형성된 것이다. 1990년대의 탈냉전 및 글로벌화 조건 아래에서 전개된 동북아 분업구조 속에서 제2단계의 새로운 성장체제가 형성되었다. 한국은 이때 선진국 수준의 발전단계를 거의 추격하는 데 이르렀다. 

‘동아시아 모델 2’에 해당하는 한국형 성장체제는 2010년대 중반 이후 정체·후퇴 국면에 들어선다. 이때부터 중국의 추격으로 한국의 경쟁우위가 축소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반도체 산업과 중국 시장에 크게 의존하는 한국의 성장체제에서 성장률 침체 현상이 뚜렷해졌다. 여기에 미·중 갈등,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반도체·에너지·식량 부문의 변동성이 한층 더 커졌다. 무역수지 악화, 원화 가치 불안정, 가계부채 위험, 인구구조 악화 등은 구조적 문제가 되었다. 또한 소득·자산, 지역, 세대 등 여러 방면에서의 격차·불평등이 빠르게 악화됐다. 동아시아 모델의 장점이었던 성장, 분배, 안정성 모두 흔들리고 있다.


이일영 한신대교수

경향신문 2023년 9월 5일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309052029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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