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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영] 강남 부동산에 대처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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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19-11-28 14:16 조회6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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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차례의 정부 대책에도 부동산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원래 자본주의 경제에는 자산시장의 극단적 혼란 가능성이 내재되어 있다. 한국에서는 부동산이 특히 중요한 자산이고 민생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정부는 부동산 문제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 전체가 힘을 합쳐 종합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우선 강조할 것은 서울 강남권의 시장 안정화 방안이다. 노무현 정부 시기만 하더라도 강남권은 ‘버블 세븐’으로 묶여있던 국지적 시장이었다. 그러나 2008년 세계경제 위기를 지나면서 강남권은 부동산시장의 중핵으로 우뚝 성장했다. 부동산의 투자상품화는 더욱 진전되었고, 강남권 부동산이 뚜렷이 부각되었다. 강남권 시장의 파급력이 커지면서 서울권 시장 전체의 금융화가 진전되고 있다. 금융시장이 갑자기 붕괴하는 시기가 있듯이, 부동산시장도 붕괴할 수 있다. 강남권 시장에 위기가 오면 국민경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정부가 강남권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내놓은 카드는 분양가상한제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이다. 그런데 이는 재건축 주택 공급을 감소·중단시키는 효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 벌써 시장 주변에서는 내년 4월 이후 강남권의 신축주택 공급이 제로상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공급을 확보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가 검토하고 있으리라고 보지만, 신축·구축 주택 모두를 포함한 한시적 양도소득세 감면 특례, 누진적 보유세 인상 시나리오를 세밀하게 준비해두어야 한다.  

 

직접 규제, 금융·세제 조치를 결합해 수요를 조절하는 한편으로, 재건축 공급량을 늘리는 방안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의 핵심 가치는 입지이다. 신도시 건설로 강남권 수요를 충족하는 공급량을 맞추기는 어렵다. 강남권은 국내에서의 챔피언 시장이면서, 세계도시 네트워크의 일환으로서 경쟁력을 지닌 도시권이기도 하다. 강남권에 필적하는 권역에서 공급량을 늘려야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다. 입지가 좋은 곳에 초고층 재건축을 추진해야 한다.  

 

물론 용적률 증가의 이익이 기존 소유자에게 독점되어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하면 재건축 아파트 수요를 폭증시킬 수 있다. 초고층화 재건축을 추진하되 늘어나는 용적률의 일정 부분을 국유자산으로 흡수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 더 큰 이익을 노려 버텨 보자는 곳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험에 나서는 곳에는 사회적 성격을 혼합한 초고층화 재건축의 길을 터주는 것이 필요하다. 목동, 분당 등 지역에서는 제2의 강남모델 실험이 가능할 수도 있다.  

 

강남과는 차별화된 주거모델을 만들어가는 노력도 필요하다. 서울 안에서도 강남권과 강북권은 여건이 매우 다르다. 일례로 강남구와 강북구를 비교해보자. 2016년 기준으로, 인구는 강남구가 강북구의 1.7배인데, 지역총생산은 21.2배, 1인당 지역총생산은 12.2배였다. 2018년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강남구 14.9%, 강북구 21.9%였다. 강북권은 노후주택 개량을 위한 자금을 주민들 스스로 동원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강북권에선 보다 공공적이고 사회적인 방식의 재개발 모델이 필요하다.
 

주택 개발·재개발은 토지라는 한정된 자원에 주택이라는 필수재를 공급하는 사업이므로 본질적으로 공공성을 내포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대부분 민간주도 방식에 의존한다. 재개발의 경우 사업 특성상 기존 소유자들이 조합을 결성하여 추진하게 된다. 현재로서는 재개발 이익이 기대되는 경우 조합이 결성되고 업무대행사가 개입하는 방식으로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강북권은 재개발 이익의 전망도 불투명하고 조합을 운영할 주민 능력도 부족한 편이다. 정부가 조합에 자금과 인력을 투입하여 재개발 과정을 돕되 조합 지분을 확보하여 재개발 이익을 사회화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강북권은 고령인구가 많고 청년 일자리는 부족하다. 강남이나 판교와 같은 첨단기술 중심의 산업모델을 복제하기는 어렵다. 반면 상대적으로 낮은 지가와 우수한 생태환경이 청년창업, 환경산업, 사회서비스산업에 우호적인 조건이 될 수 있다. 주민, 정부, 지역사회가 협력하는 재개발의 강북모델을 통해 지역재생과 연관된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다. 

  

단번에 부동산값을 잡는 묘책은 없다. 그러나 부동산시장을, 강남 부동산을 방치할 수도 없다. 부동산시장의 금융화에 따라 투기가 시장심리를 활용하는 정상적 활동이 되고 있다. 이제 사회화된 부동산 자산의 비중을 늘려가는 재건축·재개발 모델을 적극 실험해야 할 시점이다.

 

 

이일영. 한신대 경제학과 교수

 

경향신문 2019년 11월26일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911262051005&code=990100#csidxcf40a1dc44094a981dfe77dcfd83165 onebyone.gif?action_id=cf40a1dc44094a981dfe77dcfd83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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