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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돈균] 에코백 - 패션으로 `에코(eco)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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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15-07-23 21:53 조회31,13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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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강의를 하는 개인 직업상 수업용 책들을 넣거나 리포트 과제물을 편하게 담는 용도로 이 사물만 한 게 없다. 책은 무겁고 모서리가 날카로워서 종이봉투나 비닐봉지는 찢어지기 일쑤고 격식을 갖춘 가방에 넣고 다니기에는 물건들 부피가 크다. 이 사물은 천이라 가벼울 뿐만 아니라 찢어지지 않는다. 비닐봉투와 달리 `폼`도 괜찮다. 아, 가격은 무게만큼이나 또 얼마나 가벼운가!

이 `가볍고 착한` 가방이 여성들에게 유행인가 보다. `패션` 아이템이 되었다는 뜻이다. 그러고 보니 연예인도 이 사물을 많이 들고 다닌다. 그런데 이 사물의 유행에는 `에코백(eco bag)`이라는 `이름`이 한몫했다. 화학적 합성소재나 짐승의 가죽·털 등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실제로 이 이름은 1990년대 영국의 한 디자이너가 환경단체와 함께 `I`m not a plastic bag(나는 비닐봉지가 아니다)`이라고 프린트된 천 가방을 선보인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말하자면 이 사물의 `유행`은 `공정무역 커피` 같은 것일 수도 있다. 맛있는 커피만 마셔도 `공정무역`에 기여한다니! 실용적인 동시에 패션도 되는데 게다가 `에코(eco·친환경)`도 `한다`니, 얼마나 편리한가.

하버드대학에서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슈퍼마켓 이용자 중에 비닐봉지 사용자에 비해 에코백을 애용하는 소비자가 유기농 식품을 더 많이 고르는 동시에 고열량·고지방 식품도 훨씬 더 많이 구매한다는 사실이다. `나는 일반 콜라 대신 다이어트 콜라를 골랐으니 햄버거를 더 먹어도 괜찮다.` 연구팀은 이렇게 상황을 요약하면서 이를 `자신이 도덕적으로 올바른 행동을 했으니 그 보상을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후략)


함돈균 문학평론가
(매일경제, 2015년 7월 17일)

기사 전문
http://news.mk.co.kr/column/view.php?year=2015&no=687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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